최근 베트남에서 홍역이 크게 유행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을 다녀온 여행객을 통해 홍역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홍역은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하지만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병이므로, 여행 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여행 중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번 가이드에서는 홍역의 기본 정보부터 최신 유행 현황, 예방접종, 여행 전후 유의사항, 그리고 현지와 국내의 의료기관 정보를 종합적으로 소개합니다.
홍역(Measles)은 홍역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발진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됩니다. 전염력이 매우 높아서 면역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감염될 정도로 쉽게 퍼집니다. 홍역에 걸리면 10일 안팎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이후 얼굴을 시작으로 온몸에 붉은 발진이 돋습니다. 입안에 작은 흰색 반점(코플릭 반점)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회복되지만, 폐렴, 중이염, 뇌염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영유아나 면역저하자에서는 심각한 합병증으로 진행되거나 드물게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생후 1세 미만 영아가 홍역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홍역은 예방백신 도입 이전에는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현재는 예방접종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병입니다. 1회 접종만으로 약 93% 면역을 얻을 수 있고, 2회 접종하면 97% 이상 예방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높은 접종률 덕분에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홍역 퇴치(Measles Elimination)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홍역을 법정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 세계적인 유행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통해 언제든지 국내에 유입될 수 있으므로 안심할 수 없습니다.
전 세계 및 베트남의 홍역 유행 현황
코로나19 유행으로 위축되었던 홍역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WHO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약 17만 명이던 전 세계 홍역 환자 수가 2023년 약 32만 명, 2024년에는 약 33만 명으로 크게 증가하였습니다. 지역별로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 순으로 환자가 많고, 우리 국민이 자주 방문하는 동남아시아와 서태평양 지역에서도 다수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WHO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4년 홍역 환자는 2,105명으로 서태평양 지역에서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는 확진 기준의 통계일 뿐이며, 베트남 보건당국은 실제로 2024년부터 2025년 초까지 수만 건의 의심 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5년 3월 현재 베트남 전역에서 약 4만 건에 가까운 홍역 의심 사례와 5명의 사망자가 보고되었으며, 특히 남부 및 중부 산악 지방 등 예방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전국적인 예방접종 캠페인을 시행하고 의료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등 홍역 확산 저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내 발생 현황을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총 49명의 홍역 환자가 신고되었고 2025년에도 3월 초까지 16명이 발생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해외에서 감염되어 들어오거나 국내에서 해외유입 사례와 접촉하여 발생한 2차 감염 사례로 파악됩니다. 특히 2024년 12월 이후 발생한 환자 18명 중 13명(72%)이 베트남 방문 이력이 있었는데, 이들 대부분은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거나 면역력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베트남 여행객을 통한 유입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어, 방역당국은 베트남 등 홍역 유행국 방문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국내 홍역 예방접종 체계
우리나라는 홍역을 예방하기 위해 생후 12개월 이후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2회 접종을 국가예방접종 일정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접종은 생후 12~15개월 사이에, 두 번째 접종은 만 4~6세에 시행하여 총 2회의 기본접종을 완료하게 됩니다. 이 표준 일정에 따른 소아 예방접종은 국가예방접종(NIP) 대상으로 전액 공공부담으로 실시되므로, 해당 연령의 어린이는 가까운 보건소나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기록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nip.kdca.go.kr)에서 조회하거나 발급할 수 있으니, 자녀의 접종 여부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성인의 경우 과거에 홍역을 앓았거나 2회 접종을 통해 면역을 획득한 경우가 많지만, 면역의 증거가 불확실한 성인은 여행 전 면역 획득을 위해 예방접종을 고려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1968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 중에서 본인이 홍역에 걸린 적이 없고 예방접종 기록도 없다면 면역의 증거가 없다고 간주합니다. 이러한 경우 의사와 상담하여 MMR 백신 2회 접종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성인 MMR 접종은 국가에서 비용 지원을 하지 않으므로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병·의원에서 유료로 접종해야 합니다. 다만 과거 접종 이력이 1회라도 있다면 한 차례 추가 접종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외적으로, 생후 611개월 영아가 홍역 유행국에 불가피하게 여행해야 할 경우 표준 일정보다 이른 예방접종(가속접종)이 권고됩니다. 출국 2주 전에 MMR 백신을 1회 접종하여 임시로 면역을 형성하게 하는 것인데, 이 가속접종은 정부에서 비용을 전액 지원하고 있습니다. 가속접종을 받은 아이라도 이후 일정에 따라 1215개월에 1차, 4~6세에 2차 정규접종을 다시 받아야 완전한 면역을 갖추게 됩니다.
여행 전 준비사항
홍역은 예방백신이 가장 효과적인 대비책입니다. 따라서 베트남 등 홍역 유행지역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국 전에 본인과 동행자의 홍역 면역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여권 만료일 확인이나 비자 준비만큼이나 예방접종 이력이 중요한데요. 본인이 2회 예방접종을 모두 완료했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회 접종을 맞은 적 있다면 대부분 면역이 형성되어 있지만,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에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고 여행을 가야 합니다. 질병관리청은 최소 출국 6주 전부터 여유를 두고 4주 간격으로 2회의 MMR 접종을 완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6주까지 여유가 없더라도, 한 차례라도 접종하고 가면 어느 정도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1회 접종시 약 93% 예방 효과). 여행 일정에 영유아가 포함되어 있다면 특별히 신경써야 합니다.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는 아직 표준 일정상 홍역 백신을 맞기 전이므로 면역이 없는 상태입니다. 가능하다면 이런 어린 영유아는 홍역 유행 시기에는 여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것이 권고됩니다. 부득이하게 데려가야 한다면 앞서 설명한 가속 예방접종을 출국 2주 전에 1회 시행하여 최소한의 면역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이처럼 예방접종을 마치면 예방접종 증명서를 발급받아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현지에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경우 예방접종 기록은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 후 발열 등 경미한 이상반응이 있을 수 있으니 여행 전에 미리 접종을 끝내어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여행자 보험 가입 등 유사시에 대비한 준비도 권장됩니다. 베트남에서는 의료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현지 사정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는 갑작스러운 질병 발생 시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여행자 보험에 가입하면 응급 상황 시 병원 안내나 의료비 보상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출국 전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현지에서의 주의사항
여행 중에도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홍역을 비롯한 각종 질병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은 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30초 이상 손 씻기나 손 소독을 습관화하세요.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올 때는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홍역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전파되므로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인파와 접촉하는 상황을 피하고, 가능하면 환기가 잘 되는 곳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지에서 발열, 발진, 기침 등 홍역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지 않도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자제하며 최대한 다른 사람과 접촉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트남의 대도시에는 국제여행자가 이용할 수 있는 병원들이 많으므로 격리 치료가 가능한 곳으로 안내를 받으면 됩니다. 아래에서는 주요 도시별로 홍역 진료가 가능한 대표 병원을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귀국 후 관리 방안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귀국한 이후에도 홍역의 잠복기(약 7~21일)를 감안하여 당분간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홍역은 귀국 즉시 증상이 없더라도 이후에 발병할 수 있으므로, 귀국 후 2주 정도는 발열이나 발진 여부를 스스로 모니터링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귀국 당시 이미 발열이나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있다면, 공항 입국장의 검역관에게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 홍역은 2024년 1월부터 검역법상 검역관리전염병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검역 단계에서 신고하면 인천공항 등 입국장에서 곧바로 격리 및 진료 절차를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검역관이 홍역이 의심된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격리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되며, 만약 확진될 경우 정부에서 치료비를 지원하게 됩니다. 귀국 후 집에 돌아온 뒤에 홍역 증상이 발현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는 질병관리청 상황실 (1339번)으로 신고하시거나 가까운 병원에 전화로 먼저 연락한 후 방문하여 반드시 최근 해외여행력을 알리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기관에서는 홍역이 의심되면 곧바로 격리 조치와 함께 보건소에 신고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보건소에 신고하지 않더라도 의료진에게 여행력을 밝히면 적절한 신고 및 검사 절차가 진행됩니다. 홍역은 전파력이 강해 학교나 직장 등 집단생활 장소로 전염될 우려가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등교나 출근을 하지 말고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자택격리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발진 발생 후 4일간은 전염력이 높으므로 이 기간 동안은 반드시 격리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베트남 주요 도시의 홍역 진료 가능 의료기관
베트남의 대도시에는 홍역을 비롯한 감염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대형 병원이 여러 곳 있습니다. 여행 중 불행히도 홍역에 걸렸거나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아래와 같은 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역 서비스나 국제진료소가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선정).
- 하노이(Hanoi) – 바흐마이 병원 (Bach Mai Hospital): 하노이 최대 규모의 국립 종합병원으로, 감염병 전문 센터를 갖추고 있습니다. 성인 홍역 환자도 입원 치료가 가능하며, 중증 환자 치료 경험이 풍부합니다.
베트남 국립 어린이병원 (Vietnam National Children's Hospital): 소아 전문 국가병원으로, 2024년부터 현재까지 약 2,700명의 소아 홍역 환자를 치료한 바 있습니다. 소아·청소년 홍역 환자에 대한 전문적인 진료가 가능합니다. - 호치민시(Ho Chi Minh City) – 호치민시 열대병원 (Hospital for Tropical Diseases, HCMC): 베트남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감염병 전문 국립병원입니다. 홍역을 비롯한 각종 열대 감염병 치료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성인 및 소아 환자 모두 진료할 수 있습니다.
초레이 병원 (Chợ Rẫy Hospital): 호치민시 최대의 국립 종합병원으로 중증 환자 진료 역량이 뛰어납니다. 응급센터가 24시간 운영되며, 필요한 경우 음압 격리 병상에서 홍역 환자를 치료합니다.
국내 홍역 진료 가능 병원 (서울·경기·부산 권역)
국내에서는 다행히 홍역 환자가 드문 편이지만, 만약 발생 시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신속한 격리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홍역은 제2급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있어, 환자 발견 시 즉시 보건당국에 보고되고 격리 입원이 시행됩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소재의 국립중앙의료원 및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예: 서울대학교병원 1588-5700, 삼성서울병원 1599-3114, 서울아산병원 1688-7575 , 분당서울대병원 1588-3369 등)에서 홍역 확진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부산을 비롯한 영남권에서는 부산대학교병원 등을 통해 홍역 환자에 대한 격리 치료와 전문 진료가 가능합니다. 이들 병원은 음압 격리실 등 감염관리 체계를 갖추고 있어, 필요 시 홍역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면서 추가 전파를 방지합니다.
국내 모든 시·도에는 감염병 전담병원 또는 국가지정 격리병상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홍역 확진 시 보건당국의 지시에 따라 지정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게 됩니다. 평소 인근의 큰 병원급 의료기관을 알아두었다가 홍역이 의심될 때 그곳을 먼저 찾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의료진에게 여행력을 알리면 필요한 조치를 안내받을 수 있으니 당황하지 말고 대응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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