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에서는 매년 3만 건이 넘는 급성 심장정지 환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생존율과 뇌 기능 회복률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응급의료체계와 병원 치료가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을 줄이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장시간 근무와 야간·교대 근무가 심혈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근무는 단순히 피로를 누적시키는 수준을 넘어 심장의 기능에 직접적인 부담을 줍니다. 하루 11시간 이상 근무하는 사람들은 7~9시간 근무하는 사람들보다 급성 심근경색 위험이 약 1.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주당 60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자는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이 거의 50% 가까이 증가하는 것으로도 보고되었습니다. 교대근무자 또한 일반 근로자에 비해 20% 이상 높은 위험을 보입니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노동환경과 직접 맞닿아 있는 현실입니다.
야간 근무가 반복되면 우리 몸의 생체리듬이 깨지고, 호르몬 분비가 불균형해집니다. 수면장애가 심화되고, 고혈압과 혈당 조절이 어렵게 되며,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가중됩니다. 결국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심장을 압박하고, 갑작스러운 심장정지의 위험을 높이는 것입니다. 특히 고령 근로자나 만성질환을 가진 근로자는 위험이 더 커집니다. 실제로 심장정지 환자의 상당수는 70세 이상 고령자이며, 남성에게서 더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과 사회적 노력이 함께 필요합니다. 개인 차원에서는 충분한 휴식을 확보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심혈관 기능을 강화해야 합니다. 하루 6~8시간의 수면을 지키고, 흡연을 중단하며, 과도한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는 생활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제도적 개선이 중요합니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고, 야간·교대 근무자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확대하며, 고위험군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합니다. 공공기관과 기업은 심장정지 예방을 위한 교육과 건강 캠페인을 강화해야 합니다. 나아가 응급의료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통해 일반인의 대응 능력을 높이고, 제세동기 접근성을 개선하며, 구급대와 병원 치료의 연계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심장은 결코 멈추면 안됩니다. 심장이 멈추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과 건강의 균형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작은 변화와 사회적 노력이 모여, 수많은 생명을 지킬 수 있습니다. “일이 삶을 잠식할 때, 심장은 조용히 경고한다”는 말처럼, 이제는 그 경고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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